<p></p><br /><br />최저 임금이 인상된 지 오늘로 두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. <br> <br>상당수 아르바이트 청년들은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다는데, 이들을 고용하는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어떨까요? <br> <br>현장을 돌아봤습니다. <br> <br>정하니 기자의 '더깊은 뉴스'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"(식당 한지) 20년 넘었는데 이제 관둬야 해." <br> <br>"나라 눈치 보고 아르바이트생 눈치 보고, 중간에서 샌드위치 된 입장 밖에" <br> <br>"만원 넘어가면 죽는 거에요“ <br><br>[자영업자들의 눈물...최저임금의 역습]<br><br>9년째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씨. <br> <br>밤샘 아르바이트생과 교대하는 아침 8시부터 고단한 하루를 시작합니다. <br><br>6시간을 정신없이 근무한 뒤, 팔리지 않은 김밥과 컵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때웁니다. <br><br>잠깐의 휴식도 없이 이어진 오후 근무는 캄캄한 밤이 돼서야 끝납니다. <br> <br>"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네요..." <br> <br>A씨는 하루 평균 13시간, 한달에 3백 시간 가까이 일합니다. <br><br>하지만, A씨가 지난달 집에 가져간 돈은 아르바이트생 3명의 임금과 임대료 등을 제하고 2백만 원 남짓이었습니다. <br><br>A 씨보다 적게 일하는 한 아르바이트생은 최저 시급에 주휴 수당까지 더해 사장인 A씨보다 오히려 수입이 많았습니다. <br><br>[A씨 / ○○편의점 점주] <br>"저희 아르바이트생이 일요일부터 시작해서 목요일까지 11시간(씩) 근무하고요. 그 친구가 220만 원 받아가요. 제가 근무를 더 많이 하는데도 제가 받아가는 게 200만 원." <br> <br>생활고가 심해진 A 씨는 곧 아르바이트생 1명을 내보낼 계획입니다. <br> <br>[A 씨 / ○○편의점 점주] <br>"집사람이 낮에 근무하고 제가 야간 근무해서 두 사람이 운영할 계획이에요." <br> <br>이런 식의 일자리 감소는 수치로도 확인됩니다. <br><br>인상된 최저 임금이 적용된 지난 1월, 저숙련 노동자의 일자리는 작년 1월보다 9만여 명이나 감소했습니다. <br> <br>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하는 한모씨. <br> <br>우리나라에서만 제품을 공급받았던 10년간의 원칙을 결국 접기로 했습니다. <br> <br>[한 씨 / 쇼핑몰 대표] <br>"거래하는 공장들도 이제 이모님들 (인건비가) 다 오르고 하다 보니까 기본적인 임가공비 같은 게 다 올랐거든요. <br>베트남이 정말 좋더라고요. 인건비도 훨씬 싸죠." <br> <br>아예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습니다. <br> <br>[서모 씨 / 식당 운영] <br>"하루에 9만5천 원씩 둘이 주니까 (인건비가) 19만 원이잖아요. 하루 매상이 요즘 30 몇만 원. 이렇게 하다가 그냥 주인이 집세 올리면 비워줘야지." <br><br>[정하니 기자]<br>"지방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. 최저임금이 오른 지 두 달 째지만 이 일대에서 아르바이트 생에게 최저시급을 맞춰주는 곳은 손에 꼽습니다." <br><br>기자가 찾은 편의점 열 곳 중 직원들에게 최저 임금을 맞춰 주는 곳은 전혀 없었습니다. <br> <br>[B 씨 / ◇◇편의점 점주] <br>"(지금은 얼마까지 올려주신 거세요?) 6천 원. 내가 진짜 한 달에 200만 벌어도 나 그렇게 최저시급 맞춰 주겠네요." <br> <br>[C 씨 / △△편의점 점주] <br>"저희는 지금 7천 원. 다 범법자 되는 거예요. <br> <br>[D 씨 / □□편의점 점주] <br>"5천 원 선에 대충 맞추는 거죠. 주휴 수당은 더더군다나 줄 수가 없고." <br> <br>정부가 제시한 1인당 13만 원의 일자리 안정 자금을 신청한 곳도 찾기 힘들었습니다. <br> <br>[서 씨 / 식당 운영] <br>"우리는 4대 보험 종업원 26만 원, 내가 26만원 내야 해요. 근데 (정부가) 13만 원 해준다 했잖아요. 안하는게 낫지. (종업원도) 왜 26만 원씩 갖다넣냐고 안들라 그래요 다들." <br><br>노동 선진국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? <br> <br>일본은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전국 지자체를 4개 그룹으로 나눠 도쿄는 958엔, 아오모리현은 738엔 등으로 차등 적용하는 식입니다. <br> <br>[다카무라 /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담당자] <br>"대도시와 지방은 생활비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. 주거비를 포함해 최저임금에도 그런 것을 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." <br> <br>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편차를 고려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일괄적으로 올렸습니다. <br> <br>현장에서는 이런 일률적 제도가 영세 자영업자들을 범법자의 길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합니다. <br> <br>[전북지역 편의점주] <br>"범법자 안되면 내가 망하는 거고, 범법자가 돼버리면 내가 한 달에 100이라도 150이라도 버는 거고." <br> <br>또 전문가들은 지역별 체감 경기가 다르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부담도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합니다. <br> <br>[성태윤 /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] <br>"업종이나 지역의 상황을 고려 할 수 있는 형태의 최저임금 인상 폭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." <br> <br>사정이 이런데도, 2년 뒤까지 최저임금 만원 시대를 달성하겠는 속도전에만 몰두한다면, 영세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더 심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. <br><br>"방법이 없어요. 자영업자들은 다 파산인 꼴이죠." <br> <br>채널 A 뉴스 정하니입니다. <br> <br>정하니 기자 honeyjung@donga.com <br> <br>공동취재 : 서영아 도쿄 특파원 <br>연 출 : 이민경 <br>글구성 : 전다정 김대원 <br>그래픽 : 김승훈